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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에 유독 많은 갑상선암… 실제 위험일까, 과잉진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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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갑상선암은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갑상선암 발병률은 68.6명에 달한다. 2023년 한 해에만 3만 5,000명이 새롭게 진단받았다. 이는 3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4배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 여성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세계 평균보다 10배 높다. 국제암연구소(2010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59.5명으로, 세계 평균(4.7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한국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유독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호르몬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지만, 아직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또한 동북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여성들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이지만, 한국만큼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다.


갑상선암, 정말 급증했을까? 검진 확대의 영향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2000년 인구 10만 명당 13.1명에서 2020년 80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년 사이 6배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유방암 발생률도 3배 증가했으며, 폐암 발생률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가 실제 암 발생 증가 때문인지, 검진 확대의 영향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던 작은 결절까지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즉, 조기검진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불필요한 검진이 과잉진단을 부른다”

2014년, 일부 의사들은 ‘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결성하며, 불필요한 초음파 검사가 오히려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초음파 검사의 확대로 임상적으로 문제가 없는 미세 갑상선암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대다수의 갑상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려 생명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수술과 치료가 남발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국공립병원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기관까지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며 조기 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조기 발견의 장점보다는 “필요하지 않은 환자까지 암 환자로 만드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 사망률은 극히 낮다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대부분의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망률도 극히 낮다. 전 세계적으로 갑상선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명 미만이다. 한국의 경우도 10만 명당 0.7명으로, 미국(0.5명)이나 영국(0.4명)과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갑상선암 조기검진을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 세계보건기구(WHO) 등 주요 의료기관의 지침에도 갑상선암 조기검진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국가암검진 항목에 갑상선암 검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의 급증과 과잉진단 논란이 뜨겁던 시기와 달리, 최근 몇 년간 이 논의는 다소 잠잠해졌다. 하지만 논란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의료계 내부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등 공공 의료기관은 과잉진단과 불필요한 치료를 지적하며 검진 자제를 권장하는 반면,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갑상선암 검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여성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암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맞춤형 전략이 답이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검진과 과잉치료를 줄이면서도, 꼭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적절히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무증상 성인의 경우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는 필수적이지 않다. 하지만 가족력, 방사선 노출, 요오드 과다 섭취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밀 평가가 필요하다. 작은 크기의 저위험 갑상선암이라면 즉각적인 수술보다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에서 악성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미세침흡인세포검사(FNAB)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기능성 결절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최소 침습적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역시 환자의 위험도를 평가한 뒤 용량과 횟수를 조절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갑상선 절제 후에는 호르몬 대체 요법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갑상선암 관리는 획일적인 조기검진이 아니라, 개인별 건강 상태와 위험도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암 환자를 만들지 않으면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갑상선암 관리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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