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러워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여자 자존심도 이럴 땐 “밑 빠진” 독

골반장기탈출증(Pelvic Organ Prolapse, POP)은 골반 안에 있어야 할 장기들이 밑으로 빠져나오는 상태다.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질 쪽으로 밀려 내려온 것. 이들을 골반 안에 있도록 붙잡고 있던 근육과 인대, 근막 등이 탄력을 잃고 헐거워지면서 생긴다.
생각보다 흔하다. 50대 이상부터 생기는 경우도 있고, 병원을 찾는 것은 주로 60대 넘어서다. 하지만 그런 병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들도 많다.
50대 이상 여성의 숨겨진 고민, 골반장기탈출증
초기에는 소변을 보는 빈도가 잦아지고, 걸음걸이도 어딘가 어색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하복부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과 압박감이다.
이 외에도 배뇨 곤란, 잔뇨감, 변비, 성교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장기가 질 밖으로 돌출되어 눈에 보이는 상태로도 나아간다.
진단은 주로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POP-Q(골반장기탈출 정량화 시스템)를 활용하여 탈출 정도를 0단계(정상)부터 4단계(완전 탈출)까지로 분류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여성 중 POP-Q 1기 이상의 골반장기탈출증 유병률이 31.7%로 나왔다. 10명 중 3명이 넘는다. 그만큼 흔하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골반장기탈출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50대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고령 여성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로 꼽는다.
“내려 앉은” 여성의 건강, 골반장기탈출증 극복하기: 로봇수술부터 생활습관까지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는 골반근육 강화 운동 등의 보존적 치료, 즉 비(非)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하지만 중증 환자들에게는 수술이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전통적인 개복수술이나 질식수술, 복강경수술로 이를 치료한다. 자궁을 제거한 뒤 앞뒤를 좁히는 방식.
최근 들어선 수술로봇으로 더 작게 절개하고, 수술시간도 줄이는 방식도 많이 쓴다. 골반뼈와 연결되는 천추(엉치뼈, sacrum)와 질 사이를 특수 그물망으로 연결하는 ‘천골-질-고정술’이 대표적. 질 쪽의 장기들을 천추에 끌어올려 고정하는 것이다. 원천적인 해결책이어서 재발률도 3~4%로 확 낮춘다.
서울아산병원이나 고려대병원 등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에서 많이들 한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지난 2023년에 이미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400례 넘게 했다. 아시아 최초 기록.
부산 울산 경남에선 어디서?
부산제2항운병원(병원장 황성환)은 ‘골반저(底)질환클리닉’을 열어 복강경 직장고정술 등 다양한 수술법을 통해 골반장기탈출증을 치료한다. 또 부산여성비뇨의학과 전지연 원장은 영국 런던 국제골반수술학회에서 요실금 및 골반탈출증 수술 연수를 받았다. 이어 울산대병원(병원장 박종하)은 비뇨의학과 문경현 교수와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팀이 협진하여 다빈치Xi 로봇을 이용한 골반장기탈출증 수술을 진행한다.
일상 생활습관 변화는 어떤 효과를?
골반장기탈출증의 예방과 관리는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변화로도 시작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골반 근육 운동을 강조하며, 특히 케겔운동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하루 10분만 투자해도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은 변비를 예방해 골반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골반 건강을 위한 명상과 요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골반 건강은 곧 여성의 삶의 질
골반장기탈출증은 단순히 신체적 불편함을 넘어, 여성의 자존감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며,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로봇수술 등 의료 기술 발전은 골반장기탈출증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건강한 골반은 곧 건강한 삶의 기반.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건강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